푸마가 모터사이클과 관련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푸마가 모터사이클 레이스에 스폰서십으로 참여한 전례는 물론, 푸마 브랜드가 갖고 있는 스피디한 이미지와 모터사이클이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분명하다.
하지만 푸마모토의 레이싱 수트(Racing Suit)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원피스 타입의 레더 수트가 기본적으로 높은 가격대에 판매되는 것은 물론, 모든 이가 널리 사용하는 라이딩 기어와는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레이싱 수트는 아무나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다.
왠지 더 잘 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레이스에 초점을 맞춘 원피스 타입의 레이싱 수트는 라이딩 기어의 왕이다. 손 끝과 발, 목 언저리를 제외한 신체의 대부분을 감싸는 크기는 물론, 내구성 높은 가죽으로 인해 무게도 만만치 않다.
당연히 가격도 높은 편이지만, 일상 생활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활용도는 크지않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더 비싸다고 인식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제대로 된 레이싱 수트를 갖춰 입었을 때의 감각은 입어 본 사람만이 안다. 푸마모토의 레이스 레더 수트 역시 이런 감각을 잘 살렸다.
푸마모토의 레이싱 수트는 이태리의 명문 라이딩 기어 브랜드인 ‘다이네즈’를 통해 생산된다. 푸마 브랜드의 상징이 곳곳에 배치되었으며, 다이네즈가 쌓아온 경험과 디자인 및 디테일을 완전히 이어받았다.
전체적으로 풀 그레인 가죽을 사용했으며, 움직임이 많은 부위는 신축성이 뛰어난 소재를 적용해 편안하게 움직임과 동시에 내부의 습기가 잘 배출될 수 있도록 했다. 무릎과 팔꿈치, 등 뒤쪽과 같이 내구성와 신축성이 동시에 중요시되는 부분은 셔링 타입으로 처리했다.
대부분의 레이싱 수트가 비슷한 구성을 갖고 있겠지만, 푸마 레이스 레더 수트는 전체적으로 그 완성도가 무척 높다. 수트를 구성하는 각각의 파츠들이 마감된 부분이나, 모터사이클 위에서의 움직임을 고려한 패턴 분할, 세탁 편의성을 고려한 내피와 프로텍터, 입고 벗는 편의까지도 고려한 점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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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빛 티타늄 슬라이더가 돋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다이네즈의 로고가 선명한 티타늄 슬라이더다. 양 어깨와 팔꿈치, 무릎에 배치된 티타늄 슬라이더는 라이더가 노면과 마찰했을 때 한 부분으로 집중되는 충격을 분산시키기 위해 고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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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과 배 부위의 가죽 소재는 통기성을 고려해 펀칭 가공됐다.
티타늄 슬라이더는 특유의 무지개 빛 색상을 띄며, 그 주변은 카본 파이버를 사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욱 배가시켰다. 어쩌면 티타늄과 카본 파이버를 이처럼 관절 부위에 배치한 것이 과하다고 할 수도 있다. 가벼운 무게와 높은 강성을 갖고 있는 것은 두 소재의 특징이지만, 그에 따른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이싱 수트에게 이런 화려함은 오히려 미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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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네즈에서 제작되는만큼, 다이네즈의 가죽 클리너와 보호 크림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수동적 안전과 능동적 안전, 그리고 그 너머
수트 내부에는 세탁과 관리가 용이하도록 탈착식 내피가 삽입됐다. 팔 전체와 엉덩이를 덮는 부분까지 내려오는 내피는 메시 소재로 통기성이 우수하다. 무릎 보호대를 제외하고 어깨와 팔꿈치 보호대는 모두 내피에 삽입된다. 물론 내피 세척이 용이하도록 분리도 간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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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피는 탈착식으로 세척이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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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와 팔꿈치 보호대 역시 다이네즈의 제품이다.
수트와 내피의 연결은 대부분 지퍼 방식을 사용하지만 팔 끝부분은 벨크로 방식으로 고정된다. 벨크로는 보풀 방지를 위한 제품을 적용했다. 골반을 감싸는 부분에는 크고 넓은 폼 패드가 부착됐다. 폼 패드에는 펀칭 처리를 거쳐 통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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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트의 팬츠 밑단은 이중으로 지퍼로 보다 수트를 입고 벗기 편리하도록 제작됐다.
어깨와 팔꿈치 보호대 역시 다이네즈의 제품이다. 레이스에서 활약하는 보호대인 만큼 그 신뢰도는 충분하다. 단, 척추 보호대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데 만약 구입하게 된다면 척추보호대 만큼은 반드시 추가로 구매하길 바란다. 내피에 삽입할 수 있는 타입이나 백팩 스타일로 사용할 수 있는 타입이든 상관없다. 척추 보호대는 헬멧만큼 중요한 라이딩 기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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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의 험프 옆으로는 푸마의 로고가 배치됐다.
라이딩 기어 브랜드는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수동적 안전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돕는 능동적 안전에 관심을 갖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브랜드라고 말 할 수는 없겠지만, 가장 앞서가는 브랜드일수록 이 능동적 안전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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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의 소매는 지퍼로 쉽게 열고 닫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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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 역시도 푸마의 로고를 배치했다.
라이더와 라이더가 한 공간. 즉, 서킷에서 레이스를 펼칠 때 일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한계에 도전한다. 본인 스스로의 한계 혹은 모터사이클의 한계까지 밀어붙여 그 이상을 노린다면 말이다. 당연히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일부러 위험을 부담하는 것은 이런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 어리석은 행위로 비춰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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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동적인 움직임을 위해 셔링 가공도 충분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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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트 상의의 목 아래쪽으로는 쇄골을 감싸는 패드가 배치됐다.
물론 그런 시선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과거의 어르신들은 육상 선수들을 보면서 “비싼 밥먹고 왜 뛰냐”는 식으로 봤다.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에게 더구나 경쟁적인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에게 좋은 도구는 곧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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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 수트가 걸려있던 옷걸이,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푸마모토의 레이스 레더 수트는 2,190,000원의 소비자 가격으로 책정됐다. 푸마 브랜드가 갖고 있는 이미지와 다이네즈가 오랜 시간 숙성시킨 레이싱 유전자가 한데 만난 가치로의 부족함은 없다. 물론 누구나 손에 넣기 어렵고, 그 비용을 투자하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값이 비싸다고 투정해도 상관없다. 모터사이클을 타는 것 그 자체도 그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